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안녕하세요.

가을비가 내리네요. ^^*

어제, 일요일 아침 9:40, MBC
'부시시'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자다 일어나 머리카락이나 털 따위가 몹시 어지럽게 일어나거나 흐트러져 있는 모양은
'부시시'가 아니라 '부스스'입니다.
1분 뒤 4.03Kg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Kg이 아니라 kg입니다.

오늘 편지입니다.

토요일에는 딸내미와 같이 인천 무의도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애를 데리고 정신없이 놀았더니 온몸이 뻑적지근하네요.
게다가 가기 싫다고 심술부리는 여름 햇볕을 좀 받았더니 몸이 또 탔습니다.
그슬린 게 아니라 좀 그을렸습니다. ^^*

살갗을 햇볕에 알맞게 그을리어서 고운 갈색으로 만드는 일을 선탠(suntan)이라고 합니다.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외래어입니다.
또,
치료나 건강을 위하여 온몸을 드러내고 햇빛을 쬠, 또는 그런 일을 일광욕이라고 합니다.
이 선탠이나 일광욕과 비슷한 뜻의 순 우리말 낱말이 있습니다.

"햇볕을 쪼이는 일"이라는 뜻으로 '해쪼이'라고 합니다.(북한에서는 '해쪼임'이라고 합니다.)
일광욕이나 선탠보다 멋진 낱말 아닌가요?

제가 며칠 전에 어느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면 마음이 맑아지고 차분해 진다고...
동해로 일출 보러 가자 보다 해돋이 보러 가자고 하면 더 여유가 있어 보이고,
서풍이 분다 보다는 하늬바람이 분다고 하는 게 더 차분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제 생각에
선탠이나 일광욕보다는 해쪼이를 하면 살이 더 멋있게 그을릴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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