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美 워싱턴대 연구팀…인체 적용 위해 확대 연구 계획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KAIST 전기·전자 공학부 정재웅 교수와 미국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 마이클 브루카스(Michael Bruchas) 교수 공동 연구팀이 스마트폰 앱 조작으로 약물과 빛을 뇌 특정 부위에 전달해 신경 회로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뇌 이식용 무선 기기를 개발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장기간 동물 실험이 필요한 신약 개발뿐 아니라 치매, 파킨슨병 등 뇌 질환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중합체(polymer) 미세 유체관과 마이크로 LED를 결합해 머리카락 두께의 유연한 탐침을 만들고, 이를 소형 블루투스 기반 제어 회로와 교체 가능한 약물 카트리지와 결합했다.

이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무선으로 마이크로 LED와 약물 전달을 제어할 수 있는 무게 2g의 뇌 이식용 기기를 구현했다.

특히 약물 카트리지는 레고의 원리를 모사해 탐침 부분과 쉽게 조립·분리할 수 있도록 제작,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약물 카트리지를 결합해 원하는 약물을 장기간에 걸쳐 뇌의 특정 부위에 반복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기기를 쥐의 뇌 보상 회로에 이식한 후 도파민 활성 약물과 억제 약물이 든 카트리지를 기기와 결합했다. 이후 간단한 스마트폰 앱 제어와 도파민 활성 약물을 이용해 원하는 타이밍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의 행동을 증가,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구팀은 쥐의 뇌에서 장소 선호도를 유도할 수 있는 부위에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주입해 신경 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처리했다.

그 후 쥐가 특정 장소로 이동했을 때 마이크로 LED를 켜 빛 자극을 통해 쥐가 그 장소에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들었다. 반대로 약물 전달을 통해 뇌 신경 회로를 제어해 쥐의 특정 장소 선호도를 없애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 두개골 내에 완전히 이식할 수 있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형태로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확장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1 저자인 라자 콰지 연구원과 김충연·변상혁 연구원이 개발하고, 워싱턴대 신경 과학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의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8월 6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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