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티저널 이명우 기자 ]천안시와 대한축구협회가 1일 천안시 입장면에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축구협회의 요구로 그동안 함구로 일관했던 축구센터와 관련된 협상의 전모가 드러났다. 예상대로 축구협회의 일방적인 주장이 먹혀든 내용이었다.

축구협회는 당초 축구센터 이전지를 공모하며 밝혔던 내용 가운데 절반도 안되는 정도의 부담을 안았지만 천안시는 축구협회가 내지 않는 부분에 더해 추가적인 부담까지 떠 앉으며 소위 ‘호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문제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보다 천안시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것과 축구협회가 밝힌 소위 축구센터 유치효과가 크게 부풀려졌다는데 있다. 즉 부담은 커진 반면 소득은 기대에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먼저 천안시의 부담부분을 살펴보면 우선 토지 매입부분이다. 이는 당초 축구협회가 요구했던 원안의 내용이기도 하다.

축구협회는 센터 유치를 희망하는 자치단체에 33만㎡ 토지(10만평)를 요구했다. 그 외 제반시설은 축구협회가 부담한다고 한 것이 최초의 공모조건이다.

천안시는 축구협회가 요구하는 토지보다 15%를 상회하는 37만9000㎡물량을 제공하는 것으로 협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축구협회가 필요로 하는 9만9천㎡(3만평)의 토지를 천안시가 우선 매입해 부지 조성후 축구협회에 양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부지 조성후 양도 단가는 예상되는 부지 매입비보다 50%가 추가된 금액으로 모두 180억원이다. 이 금액은 축구협회가 보유중인 파주의 토지를 매각 한 이후 받을 수 있는 대금이다.

경우에 따라 천안시는 공사후 조성 단가는 고사하고 실제 토지 매입비보다 낮은 가격에 축구협회에 토지를 내줘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천안시가 예상한 토지 매입 단가는 3.3㎡(1평)당 40만원이다. 토지 매입대금 지불부터 부지매각대금 입금까지 2~3년 동안 120억원 내지 180억원에 대한 이자는 어디에도 없다. 이는 모두 천안시민의 몫이다.

결국 천안시는 14만5천평의 토지를 선 매입해야 한다. 여기엔 국비나 도비는 한 푼도 들어오지 않는다. 자치단체의 자산 취득에 다른 예산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천안시는 사업시작과 함께 580억원의 토지 매입비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협약이 유효하게 지켜지면 축구협회는 180억원의 대금을 지불하고 3만평의 토지를 양도할 수 있다.

이번 협약에는 누락되어 있지만 천안시가 매입한 토지를 축구장으로 사용하려면 필요한 토목공사비가 토지매입가의 50%로 추정된다. 이는 축구협회가 천안시의 토지를 양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금액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천안시는 265억원을 들여 원형지 형태의 토지를 축구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토목공사를 벌여야 한다. 이 과정까지 맞춰야 축구센터의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이 과정까지가 당초 축구협회가 요구했던 개최지 유치조건과 유사해 진다.

단 여기엔 전제조건이 있다. 토지매입비는 천안시가 예측한 수준을 넘지 않아야 가능하다. 토지보상가격이 평당 평균 40만원을 지켰을 때만 가능하다.

이후 자금 조달엔 천안시의 매직과 축구협회의 ‘깡짜’가 어떻게 적용되지는 여부에 달렸다.

천안시는 축구센터 유치과정에서 1100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0억원은 국비로 400억원은 도비로 조달한다고 큰소리를 쳤다.

국비는 지역의 국회의원이 약속한 것이고 도비 400억원은 도지사가 축구협회에 확약서를 써준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도비나 국비가 어떤 명목으로 예산이 책정될 수 있을 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뚜렷한 도비나 국비의 투입 항목을 찾기가 쉽지 않다.

자칫 시설의 전부를 국비나 도비로 충당하게 된다면 이는 회계법상 맞지 않는다. 예산 투입을 놓고 충남도나 천안시의 편법 편성이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 축구협회가 천안시에게 요구한 축구장 5면 조성비 175억원, 실내체육관 213억원(국비 30억원, 시비 183억원), 축구박물관 건립비 51억원(국비 20억원, 시비 31억원), 풋살장, 테니스장 등 생활체육시설 30억원, 주차장 등 기반시설 55억원이 추가되어 시비 474억원과 국비 50억원 등 524억원이 투입된다.

천안시가 토지를 매입하기 시작해 시설을 완성하기까지 1139억원이 들어간다.

천안시는 부지조성비를 별도로 산정하지 않고 부지매입비에 포함시켰다. 이 경우에는 874억원이 소요된다.

축구센터시설 외에 천안시는 진입도로 등 개설에도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진입도로 및 하이패스 IC 신설비용 250억원(국비 10억원, 시비 240억원)과 여기에 10년간 100억원의 축구발전기금을 내야 한다.

미세먼지 저감비용, 상하수도 비용을 합쳐 국비7억원과 시비 25억원이 들어간다.

또 프로구단을 창단해야 한다. 천안시는 창단비용으로 50억원을 추산했다. 여기에 축구단 운영을 위한 비용은 별도다.

2018년 말 현재 K1 리그는 12개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군인들로 이루어진 상무를 제외한 11개팀의 선수 연봉총액은 808억원이고 선수 1인당 평균연봉은 1억9808만원으로 2억원에 육박한다.

보통 선수단은 33명에서 45명선으로 꾸려지며 이 가운데 2~4명은 외국인 선수로 수급된다.

지난해 K1에서 가장 적은 연봉을 지급한 팀은 대구FC로 외국인 선수 4명 포함 44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선수 1인당 평균 98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선수단의 비용은 선수연봉과 코칭스탭 및 프론트 비용과 선수단 운영비등으로 구성되어 연간 최소 60~70억원이 소요된다.

천안시가 그동안 K3리그 선수단 운영과 관련 연간 23억원씩 지급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40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만일 프로구단을 천안시가 운영하게 되면 당장은 주경기장을 백석동 종합운동장으로 이용하지만 축구협회가 요구할 경우 별도의 축구 전용구장을 건설해야 하는 잠재적 부담도 있다.

천안시는 이외에도 축구종합센터내 천안시가 이용하는 부분의 관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성정동 축구센터 관리비용으로 17억원이 투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20억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스호스텔 건립을 위한 민자유치도 천안시 몫이다. 민자 유치가 여의치 않을 천안시가 건립해야 한다.

결국 축구센터 유치후 10년간 운영비용 등으로 소요될 재원이 4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추정이 과장 된 것이 아니다.

축구센터 유치로 인한 경제효과 분석은 지난 2018년 6월 (사)한국도시설계학회와 (사)한국코칭능력개발원이 공동 용역한 국립스포츠파크 기본계획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용역보고서는 건설에 따른 직접적 생산유발효과로 3100억원, 취업유발효과 2735명, 부가가치 유발효과로 1350억원을 산정했다.

또 운영에 의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유발효과 650억원, 취업유발효과 810명, 부가가치유발효과 326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보고서는 이를 10년간 운영하는 효과로 분석해 결과치를 산정했다. 여기에 연간 지역주민에 대한 복지서비스 및 보건의료 서비스, 문화서비스 등 간접 효과를 생산유발 1827억원, 부가가치 유발 933억원, 고용유발효과 3105명으로 산정해 이를 10년으로 계산했다.

이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2조7974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5330억원, 고용유발효과는 4만500명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 용역보고서는 투입금액과 설정기간(10년) 등에 기대값을 지나치게 높게 산정함으로써 유발계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살 수 있다.

또한 용역보고서에 나타났듯이 축구인재의 경쟁력 강화, 축구문화 확산 및 세계화, 주민의 삶의 질 증진과 같은 지수화가 어려운 부문도 있어 이들 효과는 제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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