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봉사 공급자 위주 지적…

▲ 이달 9일 대전 엑스포 시민 광장에서 열린 제10회 따뜻한 겨울 나기 김장 대 봉사에서는 어려운 이웃 등에게 전달할 김장 60톤을 담았다. 불과 8일 후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행사가 열려 역시 약 60톤의 김장 김치를 담아 두 차례 행사에서 만들어진 김장 김치만 120톤 가량에 이른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찬 바람이 불어 오고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이맘 때 전국에서 김장 김치를 담아 어려운 이웃에 나눠주는 행사가 들불처럼 번진다.

자원 봉사 단체, 기업, 민간 단체 등 너나할 것 없이 김장 김치를 담구고, 이를 나누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고 있지만, 정작 받는 사람의 입장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겨울철 어려운 이웃 돕기가 김장 김치에만 몰려 있는 것은 이 것이 가성비가 높고 생색내기 쉽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는 받는 사람을 염두에 두지 않는 공급자 위주의 봉사 활동과 같은 의미로 받아 들일 수 있다.

지난 달 대전시 자원 봉사 연합회 주관 김장 봉사 현황에 따르면 모두 6차례의 김장 담구기 행사에서 130톤이 넘는 김장을 담아 1가구당 10kg씩 1만 4750가구에 나눴다.

나머지는 장애인 시설과 복지관, 무료 급식소, 지역 아동 센터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6차례 김장 담구기 행사의 사업비만 4억원에 육박한다. 

현황에 잡히지 않은 많은 기업과 민간 단체의 김장 김치 나눔 행사를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많은 김장 김치를 너도 나도 담다 보니 중복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일부에서는 수십kg의 김장 김치를 받은 가구도 있는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중복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김치도 필요하지만, 겨울내 밥상에 김치만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다른 밑반찬이건 생필품 지원을 단체별로 나눠서 할 필요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전에는 행복 나눔 무지개 푸드 마켓도 있고,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마트도 있어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또 생활이 어렵다고 해서 김장 김치만 지원하는 것은 곧 사회적 폭력과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 겨울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다양한 방안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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