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황경아 단식 농성 돌입…단식 시각 허태정 직원에 인사 분주

▲ 3일 (사)대전 장애인 총 연합회 황경아(왼쪽) 회장이 사전 예고한대로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의 무자격 장애인 등록 사과와 진실 규명을 위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은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발가락 의혹의 진실 보다 한 사람의 목숨이 더 가벼운 듯 하다.

3일 (사)대전 장애인 총 연합회 황경아 회장은 시청 북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6·13 지방 선거 기간 동안 허 시장에게 제기돼 온 이른바 발가락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다.

그의 단식 농성은 이제 시작한 지 3일된 민선 7기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허 시장의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단식 농성을 시작한 황 회장은 "당선자 시절 오해를 풀었다는 인수 위원회의 보도 자료와 소리 소문 없는 장애인 등록증 자진 반납은 장애인을 무시한 처사로 불쾌하다"며 "장애인 등록증 자진 반납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허 시장의 진심이 담긴 공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공식 기자 회견을 통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 역시 "허 시장의 장애인 등록증 자진 반납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관련 법이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허 시장의 진정성과 신뢰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반성의 마음을 담아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 의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끝까지 단식 투쟁을 이어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 회장의 단식 농성에 대전시는 허 시장의 개인적인 사과를 제안하며, 단식 농성을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이미 인수위가 개최한 장애인 단체 간담회에서 개인적 사과 제안을 거부했다며, 이런 제안은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황 회장이 단식 농성을 시작한 시간 허 시장은 시청 직원에게 인사하기 위해 시청 여기저기를 오가는데 분주했다.

장애인 간담회 이후 황 회장에게 단 한차례의 전화도 없었던 허 시장이 그가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고 먼저 전화를 하거나 단식 농성 현장을 찾아 갔을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시장이라면 최소한 자신에게 쏠린 의혹 해명을 위해 그것도 중증 장애인 1급으로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어려운 몸으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면 한 번쯤은 기별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허 시장의 발가락 무게가 그의 양심을 앞선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정치인 노무현이 좌절이라는 글에서 '정치는 잔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분석과 수 읽기, 거기서 나오는 잔꾀는 한계가 있다. (중략) 정치는 양심의 명령에 따라 성실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도고, 그래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대목에서 허 시장의 앞으로 행보를 살펴 볼 수 있다.

당시 정치 상황의 심경을 밝힌 글이지만,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이력을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허 시장이 현재 양심의 명령에 따라 성실하게 정치를 하는 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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