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계약 해지 당사자…자존심 버린 도시공사·평가위 합작품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롯데가 대전 유성 광역 복합 환승 터미널(이하 유성 복합 터미널) 수익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법적 하자는 없지만, 유성 복합 터미널 민간 사업자를 다시 공모하도록 한 원인 제공자인 롯데가 수익 사업에는 참여하겠다는 것을 대전 도시공사가 받아준 셈이다.

27일 도시공사는 건축·교통, 환경, 경영, 금용 등 12개 분야 14명으로 이뤄진 선정 평가 위원회를 개최하고, 유성 복합 터미널 우선 협상 대상자로 (주)하주실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협상 대상자가 제시한 유성 복합 터미널의 사업비는 2760억원이다.

하주실업의 사업 계획서에 따르면 유성 복합 터미널은 연면적 17만 3228㎡ 규모로 지상 9층, 지하 4층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터미널 시설 외에 영화관, 백화점 또는 아웃렛, 근생 시설, 식음료 판매 등의 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비는 2760억원 규모며, 이 가운데 2400억원을 재무적 투자자인 교보증권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사업 계획서에 담았다. 시공사는 동부건설과 태경건설이 포함됐다.

앞으로 공사와 하주실업은 이달 28일부터 60일동안 본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공사는 협상 과정에서 사업 추진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재무적 투자자, 시공사, 입점 예정자 등 법적 구속력이 있는 컨소시엄(SPC)의 재무적 투자, 책임 준공, 입점 계획 등 참여 확약을 본 협약에 추가할 방침이다.

공사는 참여 확약의 명확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본 협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특히 백화점 또는 아웃렛 등 입점 예정 업체로 롯데쇼핑, 롯데시네마, 롯데하이마트가 참여 의향을 밝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올 6월 16일 도시공사는 KB증권의 롯데 컨소시엄 탈퇴와 롯데 측의 사업 추진 의지가 결여돼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 유성 복합 터미널 사업 계약 협약 해지를 결정했다.

당시 유통 대기업인 롯데가 대전 지역에서 사업만 벌리면 사업이 지연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불과 6개월 전만해도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유성 복합 터미널 조성 사업에서 손을 뗀 롯데가 백화점 또는 아웃렛과 영화관, 가전 양판점 등 수익 사업을 위해 유성 복합 터미널에 입점하겠다고 의향을 비춘 것은 손도 안 데고 코를 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공사는 롯데의 입점 의향서 제출은 법적으로 하자는 없으며 평가위에 지역에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사안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정서적 문제는 평가에서 감안되지 않은 것으로 사업 재개를 위해 실리에 더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빠른 사업 재개를 위해 자존심을 버린 도시공사와 평가위의 합작품이 하주실업을 유성 복합 터미널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이해의 정도에 따라서는 롯데에 유성 복합 터미널을 조성해 넘겨 주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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