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실 왜곡 등 치졸한 반응으로 일관

10일 오전 해명 기자회견 중인 박성효 대전시장
박성효 대전시장의 9일 귀국 기자간담회 발언이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 사실과 다른 발언이 나오고 특히 식사자리에서 한 얘기를 기사화 한 것에 대한 비판여론이 있어 당시 상황을 장

먼저 설명을 하기 전에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2년 전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발언으로 시작된 'DJ 치매발언' 사건과 비슷하게 진행되는 거 같아 마음이 착잡합니다.

 

각설하고, 박 시장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9일 새벽 귀국 한 뒤 오전 11시 경 대전시청 기자실을 찾아 방문성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교포들이 쇠고기 문제가 이해가 안 된다고 하고 있다, 소탐대실 한다고 교민들이 많이 걱정한다"며 LA 교포들의 발언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현 시국에 대한 걱정을 털어 놨습니다.

 

박 시장의 미국 방문 설명이 끝난 뒤 개인적으로 쇠고기 문제 및 시정에 관해 질문할 것이 여러 개 있었지만 시간 상 오찬장으로 이동해 얘기를 하자는 권유에 따라 좋아하지도 않는 유성의 '오리고기'집으로 향했습니다.

 

박성효 시장은 자리를 옮겨서도 미국 방문 소감 및 쇠고기 문제에 관해 여러 가지 발언을 했습니다. 이미 자세한 내용은 기사화 했으니 여기서는 당시 상황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박 시장이 교민의 입을 빌려 쇠고기 파동에 대한 발언이 계속 되기에 제가 물었습니다, 박성효 시장의 생각은 어떤 거냐고요. 박 시장은 거두절미하고 "일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고 그 내용은 제 기자수첩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저는 박성효 시장의 쇠고기 관련 발언이 계속 되자 "편하게 말씀 하시라, 대전 시민들에게 며칠 깨지고 이명박 대통령한테 잘 보이면 되는 거 아니냐"며 기사화 할 뜻임을 알리기까지 했습니다.

 

사라진 공식 기자회견 때문에 오찬간담회도 공식 발언으로 간주하고 기사 작성

 

저는 그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보고 "5월과 6월 정례기자회견은 없어졌는데 앞으로 안하는 겁니까"라고 질의 했더니 박 시장은 "이렇게 자주 만나서 얘기하면 되죠"라고 밝혔습니다.

 

대전시에서는 이 부분과 관련해 '공식 기자회견이 없어진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대전시장의 정례기자회견은 매달 1일 발표되는 기자실 브리핑 자료에 포함되는 게 관례였으나 지난달부터 기자회견 예고가 사라졌고 실제로 정례 기자회견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9일 오찬간담회 자리를 공식적인 자리로 판단하고 기사를 작성 했습니다.

 

이후 기사를 작성하고 박성효 시장과 가까운 자리에 있었던 동료 선, 후배들에게 기사 내용을 확인 했고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 하에 기사를 송고 했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 대전시의 반응은 간단했습니다. 저와 회사에 전화를 걸어온 수 명의 대전시 관계자들은 '대전시가 난리가 났다, 기사를 내려 줄 수 없느냐'는 부탁을 해 왔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봐줄만 합니다.

 

저녁 늦게 오마이뉴스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대전시에서 '박성효 시장, 쇠고기 발언 관련 해명자료'가 왔다며 저희 회사에 정정 보도를 요청 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냐고 묻기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해 줬습니다.

 

대전시에서 오마이뉴스에만 보낸 보도 자료에는 분명히 '대전시가 해당 인터넷 신문사에 대해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고 적혀 있었고 '이번 기사로 인한 명예훼손에 대해 고발 등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적시돼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법률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결정 했으며 추후 진행 사항은 자세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더욱 가관인 건, 매일 이 시간이면 몇 통씩 보내오던 대전시 보도자료가 오늘은 한 통도 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실무자의 단순한 착오이기를 소망 합니다.

 

여기까지가 9일 오전부터 10일 오전까지 있었던 일의 전말 인데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여 미리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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