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표기관 의회 권위.위상 추락...두번째 회의진행 미숙 신뢰도 땅바닥

▲ 동구의회 의원들이 20일 본회의 등원여부를 놓고 토론을 하고 있다
[ 시티저널 안희대 기자 ] 대전 동구의회가 무릎을 꿇었다. 국제화센터 행정사무조사 특위 결과와 관련 한현택 청장 고발의 건을 처리하면서 동구의 최고의결기관인 의회로서 실리와 명분뿐만 아니라 의결기관으로서 신뢰도 또한 땅에 떨어졌다.

동구의회는 집행부가 국제화센터 운영자인 웅진과의 소송에서 대법원에서까지 패소하자 즉각 국제화센터 행정사무조사 특위를 구성해 32일간의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했다. 동구의회는 조사과정에서 한현택 청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3일 연속 밤12시까지 기다렸지만 불출석해 수모를 겪었다. 의회 위상과 권위가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순간이었다.

당시 류택호 의장은 “의회를 무시하고 동구주민 전체를 무시한 처사로 앞으로 대책을 강구 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보였다. 결국 불출석에 대해 과태료 500만원 부과를 하겠다며 웅진과의 소송에 따른 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등과 함께 특위 결과를 내놨지만 이마저도 결구 무산 됐다. 집행부로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고 의회로서는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은 결과가 됐다.

의회  운영미숙등 문제점 드러나다

동구의회의 망신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제화센터 행정사무조사 특위 결과에 따른 한현택 청장 고발의 건을 처리하기 위해 원포인트 임시회를 개회하고 안건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의장의 회의진행 미숙으로 의결정족수 미달로 법적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안건을 가결해 결국 부결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최고의 의결기관인 의회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이다.

동구의회는 부결 안건이 가결로 결정된 사항을 바로 잡기 위해서 울며겨자 먹기로 가·부와 상관없이 법적으로 바로 잡아야 할 상황에 처했고 결국 ‘번안동의안’이 제출 됐다.

한 청장 고발의 건에 대해 207회 임시회에서 208회 임시회로 회차를 바꿔 재 의결하려 하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과 한 청장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당원, 새마을 협의회, 부녀회, 동구 생활체육회, 각동 주민자치위원장등 일부 관변단체장과 주민들이 본회의장 출입을 봉쇄하고 등원을 막았다. 주민의 대표 기관으로 동구 최고의 의결기관인 동구의회의 권위와 위상이 땅에 떨어져 나뒹구는 장면이다.

주민들 의회 경시현상 뚜렷... 동구청 공무원들 시위주민 독려 모습 갈등 조장

주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주민 손에 의해 권위와 위상이 땅위로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씨XX XX들’ 배신자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주민들 입에서 흘러나왔고 심지어 여성의원이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얼굴을 들이밀며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까지 연출 됐지만 현장에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측 의원들과 수십명의 동구청 직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외면하고 누구도 나서서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새정치민주연합측 의원들은 주민들의 시위를 부추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삼일간 이어졌던 주민들의 본회의장 봉쇄에 동구청 주요간부들과 직원들중 일부는 주민들 뒤에서 일부는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대기하고 있는 등 시위하고 있는 주민들을 독려 했다. 의회 의원들을 향해 무언의 힘을 과시하는 장면을 연출 한 것이다.

동구의회 관계자는 “사태가 벌어졌던 207회 208회 임시회에 공직자 출석 요구를 하지 않았다”며 “근무시간에 근무하지 않고 의회에 나온 것은 이해 할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해 집행부가 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언의 시위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구의회  회의진행등 미숙 의결기관 신뢰도 추락

결국 20일 동구 각동 주민자치위원장들의 중재로 한현택 청장의 사과로 한 청장 고발의 건이 일단락되는 것으로 예상 했지만 일부의원들이 의결을 보류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자 의장은 즉시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에 붙여지는 변수가 발생했다.

표결 결과 한 청장 고발의 건 보류찬성4, 보류반대5, 기권2로 의결정족수 미달, 사실상 부결 됐지만 류 의장은 통과(처리) 한 것으로 하자며 비밀투표에 붙여 찬성3 반대8 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한 청장 고발의 건이 부결 됐다고 선언 했다. 의결기관으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동구의회가 207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처리한 것과 똑 같은 오류를 범해 의결기관의 신뢰도는 땅으로 추락했다.

이날 일부의원들이 이에 대해 항의하자 사안에 대해 이곳저곳으로 자문을 구하는 등 호들갑을 떨고 있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동구의회의 자질과 능력이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결국 의회가 이해관계에 따라 좌고우면(左顧右眄) 하는 사이 의회의 위상과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의결기관으로서의 신뢰도 또한 추락 조롱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의회 VS 주민 집행부 대치 사태 동구의회 주도권 구도 바뀔 듯

이 같은 동구의회의 갈등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동구의회 구도 또한 변화가 예상된다. 11석 의석중 6석을 확보해 의회주도권을 잡고 있던 새누리당 측은 한현택 청장 고발의 건을 둘러싸고 의견이 갈라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눈치다.

일부의원에 따르면 “주민자치위원장들의 ‘한 정창 선 사과 후 고발 불가’라는 중재안을 논의 하던 중 심사숙고를 위해 보류하자는 의견에 대해 새누리당을 탈당하는 일이 있어도 보류는 할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 새누리당측은 자중지란에 빠진 반면 새정치연합측은 더욱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동구의회 정당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동구의회 새누리당 측 강경입장은 김종성 의원을 중심으로 원용석 의원, 박영순 의원이 뜻을 같이하고 있고 류택호 의장과 박선용 부의장, 오관영 행자위원장이 이들을 견제하는 모양새로 각자의 진영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측은 3선의 이나영 의원을 중심으로 재선의 심현보 의원이 뒤를 받치고 송석범, 박민자 두명의 초선의원이 일사불란함을 보이며 결속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들은 숫자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이번 한현택 청장 고발의 건을 막아냈다는 점에서 전투력을 확인시켜 정치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동구의회 한현택 청장 모두 패자

이번 사태로 인해 의회와 집행부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 숫자적으로 득과 실을 계산해 낼 수 없지만 집행부 입장에서는 의회의 공세를 막아냈다는 점에서 정책추진 등 더욱 자신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의회는 주민의 대표기관의 역할과 기능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 갈등을 조정해야 할 역할마저도 주민자치위원회에 내어 주면서 지역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현택 청장은 국제화센터 행정사무조사 결과에 대해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자의반 타의반 의회와 25만 구민에게 고개를 숙여 그동안의 갈등을 일시에 해소 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동구의 수장으로서 고개를 숙였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낼 일이다. 지역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일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다짐이기 때문이다.

한 청장 또한 의회가 처한 입지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의도성 여부를 떠나 주민들이 동원 됐고 의회와의 관계에서 소통의 책임이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동원된 주민들에 의해 본회의장 출입봉쇄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 동구 이미지가 추락 됐기 때문이다. 승패가 없는 양 기관 모두 득보다는 실만 남아 한 청장의 리더십에 작지 않은 상처로 남게 됐다. 한 청장과 의원들과의 소통의 시간이 적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지역 갈등 조정자 역할을 했던 강찬구(가양1동 주민자치위원장)주민자치협의회장은 “동구가 어려운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어려운 살림을 해결하려면 힘을 합치려해도 모자라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우리도 동구발전을 위해 노력 하겠다. 의회와 집행부가 주민과 함께 어려운 살림을 이끌어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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