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렇게 경기 변동이 예상될 때 채용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대한민국 인사취업전문기업(HR기업) 인크루트(코스닥 060300)(Incruit Corporation, 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가 이에 대한 힌트를 찾아보기 위해 대기업 113개사(종업원수 1,000인 이상), 중견기업 100개사(종업원수 301~999인), 중소기업 133개사(종업원 300인 이하) 등 총 346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경기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더라도 계획대로 채용을 진행할 것인가’ 여부를 물었다.

상장기업 22.8%, “경기 변동시 채용계획 바꿀 수 있다”

그 결과, 전체의 22.8%가 향후 경기에 따라 채용계획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 10개사 중 약 2개사가 경기 상황에 따라 일자리 수를 더 늘리거나 줄일 여지가 있다는 것.

따라서 경기변화에 일부 기업이 채용계획을 변경할 여지는 있으나 대체적으로는 계획대로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 따라 채용시장이 일희일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그 가운데 경기변화에 가장 민감한 태도를 보인 것은 중견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견기업 100개 중 33개 기업(33.0%)이 경기변화에 따라 채용계획을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이 24.1%로 뒤를 이었고 대기업은 12.4%에 머물렀다.

중소기업의 채용탄력성이 중견기업보다 더 낮은 이유는 규모가 작아 경기에 더 민감하기는 하지만 상시채용이란 채용방식을 통해 이미 상당한 채용 탄력성을 확보하고 있고, 소규모의 인원을 뽑고 있어 경기변동에도 큰 계획변경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미정으로 두고 있는 기업도 많은 편이어서 변경 여지가 줄어든 부분도 있다.

반면 중견기업은 어느 정도의 규모 있는 채용이 이루어져 경기변동으로 인한 위험요인과 실패에 대한 부담으로 채용에 있어서는 더 민감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가 좋아질 경우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정도의 기반과 여력이 갖추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채용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은 경기변화와 위험에 일정 정도의 내성을 갖추고 변화요소를 미리 감안해두고 있는 편이어서 계획대로 채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경기악화시 채용 양극화, 대기업 “계획대로” vs 비대기업 “탄력적으로”

기업규모별로 대기업과 비대기업으로 나누어 봤을 때 최근 채용시장에서 대기업 비중이 높아지는 양극화 현상의 원인이 드러났다.

대기업은 연초 마련한 채용계획을 대부분 변동 없이 진행하는 데 반해 나머지 비대기업은 대기업의 2배 이상 경기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난 것. 변동 기업비율이 대기업은 12.4%, 비대기업은 27.9%로 차이를 보였다.

이는 경기가 악화될 경우 대기업이 계획대로 채용을 진행하는 대신 비대기업의 채용이 보류되거나 축소돼 전체 채용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점점 심화되는 채용 양극화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경기상황이 달라져도 계획대로 채용하겠다는 기업이 많은 이유는 채용계획 수립시 일정 정도 변화요소를 감안해 수립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대기업일수록 정확하고 풍부한 경제전망 정보를 수집, 반영하는 편이기 때문에 계획대로 채용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는 탄력적 채용이 가능한 중견기업의 채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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