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는 대전발전위해 수용하겠다고 밝혀

염홍철 전 대전시장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다가오는 4·9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염 전 시장은 4일 저녁 지난 5·31 지방선거 열린우리당 출마자들의 모임인 '135회' 모임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각종 언론에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출마후보군으로 분류되자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나보다 더 나은 총선 출마자들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선대위원장을 자청해서라도 내 선거보다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염홍철 전 시장의 비서 출신인 김세환 씨의 총선 출마 선언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주변의 강력한 출마 권고에도 불구하고 후진 양성을 위해 불출마를 결심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서구을 지역구 출마는 이웃 지역구인 서갑의 박병석 의원이 시너지 효과를 의식해 가장 강력하게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역구에 출마를 하지 않는 대신 통합신당에서 비례대표 제의가 오면 수락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염 전 시장은 "제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 갈 수 있다면 대전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라며 "대전지역 국회의원이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번 지역구 불출마 선언은 대전시장직에 재도전 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나타낸 것이며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더라도 다음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직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의원직을 내 놓아야 하는데 그러면 불필요한 재선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생길수도 있음을 감안, 대전시장직 탈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비례대표는 재선거 없이 자당의 대기자에게 물려주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명문과 실리에서 고민할 때가 많았지만 명분과 실리가 대립할 때는 명분을 선택 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는 등 총선 출마와 관련해 많은 고민을 했음을 보여줬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전문.

 

나는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할  때가 많았다.

 

명분도 살리면서 실리를 얻을 수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명분은 있으되 실리가 없거나, 반대로 실리를 얻을 수 있으나 명분을 잃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결론은 하나뿐이다. 명분과 실리가 대립할 때는 명분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힘든 선택을 할 때가 시장 재직시, 내가 속해있던 한나라당 탈당을 결심할 때였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정당을 많이 옮기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유를 묻지 않고 정당을 옮기는 것자체에 대한 비난과 거부반응이 많다. 이번에도 '철새' '배신'등의 비난이 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당을 결심할 수 밖에 없었다. 조선이래 600년만에 처음으로 우리지역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는데, 그 사업을 앞장서서 추진해야하는 시장이 속해있는 정당에서 그 사업을 반대한다면 그대로 눌러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행정수도를 추진하는 세력에 힘을 합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했다.

 

시장은 더할수도 있고, 덜 할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 재임시의 공과는 역사의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시장 낙선으로 이어졌지만 명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한나라당측에서는 이에 반론을 제기한다.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은 반대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은 당론으로 통과 시켜줬는데, 그 후에 탈당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양지를 찾아가는 철새의 행태라고 비난하였다.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일응 맞는 논리인것 같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행정수도는 물론이고, 행정중심복합도시도 반대했음이 분명했다. 

 

첫째, 나는 한나라당의 반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121명의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께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통과를 간청하는 편지를 두 차례나 발송했지만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도 답장이나 격려 전화 한통도 받아 본 적이 없다.  찬성하는 분위기라면 그런 반응이 나왔을까? 

 

둘째,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통과를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하지만 실제 법안 상정시 121명의 의원 중 8명만 찬성을 하였다. 이것이 당론으로 채택한 결과라고 말 할 수 있는가? 

 

셋째, 그 법안이 통과되자 마자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사퇴를 했다.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원내대표가 사퇴를 해야할 일인가?  

 

한나라당 탈당과 관련하여 정치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고 낙선이라는 불이익을 당했지만, 지금도 그 선택은 옳은 결단이였다고 생각한다. 실리는 잃었지만 명분은 지켰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을 치루면서 시민들의 혹독한 질타 속에서도 최선을 다 했다. 시민들은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리의 소리에는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그럴듯한 제안도 있었으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망서려 보지 않았다. 경선, 자진 사표, 본선 등 매 순간마다 원칙을 지키면서 선택을 하였고, 몸을 다 던져 뛰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보니 예견된 일이었지만 정치적으로 많은

 

최근에 다산의 어록을 읽으면서 명분과 실리의 갈등에 대한 적절한 비유를 발견했다.  다산은 세상에는 두 가지 저울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시비(是非)의 저울이고, 다른 하나는 이익과 손해를 판단하는 이해(利害)의 저울이다. 

 

시비와 이해의 관계를 조합하면 네개의 삶의 방식이 나오는데, 가장 좋은 것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이익을 얻는 것이다. 반대로 가장 나쁜것은 그릇된 것을 따르다가 손해를 입는 것이다.  그러나 그릇됨을 따라가서 이익을 얻는것 보다는 옳은 것을 지키다가 손해를 입는 것이 훨씬 더 당당하고 명분있는 행동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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