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본관 앞에서 기말고사 공부하며 사퇴 요구

▲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이 21일 오전 카이스트 본관 앞에서 서남표 총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카이스트 학생들로 구성된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이 21일 KAIST 본관 앞에서 책상과 의자를 놓고 서남표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는 '공부 시위'에 돌입했다.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 모임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총장이 소통에 올인하며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더니 말바꾸기와 무시, 진정성 없는 대화와 독선적 태도를 보였다"며 "환골탈태를 기대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 총장에게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사퇴 촉구의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 공부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뜻을 함께 하는 많은 학우들과 함께 기말고사 첫날 '본관 열람실'을 열게됐다"며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총장과 학교본부의 독선을 타파하고 진정 마음 놓고 공부 할 수 있는 KAIST를 재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이 21일 오전 카이스트 본관 앞에서 서남표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공부시위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서 총장이 지난 2008년 총장 간담회에서 독단적 개혁에 대한 학생들의 합리적 우려에 'Anyway, good night'이란 말을 남기고 대화를 중단했다"며 "이후에도 꾸준한 독선 반대의 목소리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수세에 몰리자 앞장서 소통 카드를 꺼내들고 소통하자던 혁신위는 불통으로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생들은 지난 주말 학생들의 의견을 표명한 대자보와 현수막, 안내문을 학내에 게시한 것에 대해 학교측이 6시간여만에 이를 철거 한 것에 대해 분노했다.

학생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유로운 의견 표명마저 원천 봉쇄하는 것은 서 총장과 학교본부가 가장 기본적인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마저 침해하고 있다"며 "지난 6년의 독선적 대학운영이 끝내 반복되는 현실을 목격하는 심정은 참담하지 못해 황당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카이스트의 명예와 한국과학기술의 중심기지라는 위상이 점차 실추되고 있다. 더이상 총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오늘날의 총체적 난국의 원인은 총장의 독선으로 총장은 이에 책임지고 떠나야 할 때다. 총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고 외쳤다.

▲ 지난 주말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이 학내에 붙인 대자보를 학교 관계자가 철거한 모습.

이에 대해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은 "최근 총장 개인에 대한 그간의 스타일 지적을 수용해 학생들과 스킨십을 확대했었는데 이렇게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어가며 사퇴를 요구한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지난해부터 일방적인 교협 운영위의 부당한 공세에 시달리면서도 학생들과 의견 교환을 통해 학교 운영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며 "실제로 학생들과 정례 모임과 비공식 자리를 통해 의견을 수렴, 학생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고 해명했다.

카이스트 학교본부는 전체 학부생의 대표기구인 학교 총학생회가 오늘부터 내일까지 총장의 거취여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고 공식발표한 바 현 시점에서 특별한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은 학내문제를 학생들의 목소리로 답하고 풀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자발적으로 학부생 약 20여명으로 구성된 모임으로 이날 오후 6시까지 공부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KAIST 제 26대 학부총학생회는 전체 학부 학생 대상으로 총장 거취 문제에 대해 21일부터 이틀간 설문조사를 실시, 오는 23일 오후 2시 이에 대한 결과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이 21일 오전 카이스트 본관 앞에서 서남표 총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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