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잇단 자살에도 교과부 눈치 보기 급급... 학교폭력 근절 대책 발표 교과부 지침에 미뤄 '논란'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대전시교육청이 학교폭력과 관련 학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와중에도 이와 관련된 대책마련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교과부의 대책마련 발표 이후 시도교육청의 대책 발표를 하라는 교과부의 지침(?)에 따라 대책발표를 미룬 것으로 확인돼 학생안위보다 교과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오는 19일쯤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이 직접 최근 문제가 된 학교폭력과 관련 근절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 잇단 학생 자살에 17일 김신호대전시교육감이 발표한 호소문.
그러나 시교육청은 지난 16일 교과부에서 열린 교육국장회의에서 나온 '교과부의 학교폭력 대책 마련 발표 이후 시.도교육청은 발표하라'는 전달을 받고 대책 마련 발표를 미루기로 하고 호소문만 배포했다.

교과부는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도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 여론 수렴중으로 각 부처와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며 "아직 대책이 나온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즉, 대전시교육청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교과부의 대책 발표를 기다리며 자신의 대책 발표를 미뤄둔 것.

게다가 대전은 타 지역과 다르게 최근 학교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이와 관련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어느 도시보다 이와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대전시 교육청은 상급기관의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교육청 자체 조사시 168건의 학교폭력이 발생했고 7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포기했다.

사태가 심각한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교과부가 발표를 미루라고 했다는 이유로 대책 발표를 미뤘다는 사실에 일선 학교들은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학생 자살로 문제가 된 학교 말고도 다른 학교들도 분위기가 뒤숭숭 한 상태에서 실질적인 대책 발표가 있어야 이에 맞게 대처를 한다는 것.

모 학교 관계자는 "아침부터 아이들이 다른 학교 아이 사망 소식을 듣고 이야기 하며 심란해 했다"며 "분명 이중에도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아이가 있을 텐데 대책마련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또 다른 학교 교사는 "김신호 교육감이 교과부 말을 제일 잘 듣는 교육감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 교과부 눈치를 봐야 겠냐"며 "교육청 나름대로 입장을 밝혀 대책을 마련하고 추후 교과부와 대책을 조율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나 획기적인 대책이 나올 지 모르겠지만 교육감이 입장을 확실히 하고, 학부모.학생.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대책을 발표해 주기 바란다"며 "학교에서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조치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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