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의 대표적 친 박근혜 인물로 알려진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과 홍문표 의원이 연일 MB 와 당지도부에 불만을 표시하며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8일 사퇴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겸직하고 있던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에 강창희 위원장을 임명 했으나 강창희 위원장은 전혀 상의 된 바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재영입위원회 회의 때문에 서울에 머물고 있는 강창희 위원장은 선대위 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일"이라며 "수락이고 뭐고 통보 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부위원장 임명 자체를 주위로 부터 얘기만 들었을 뿐 중앙 당직자에게 연락 받은 게 없다는 전언이다.

MB 측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배려해 준다고 강창희 위원장을 부위원장에 임명 했으나 오히려 화근이 된 셈이다.

강창희 위원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선대위에서 부위원장 역할이 도대체 뭐냐"고 불만을 제기 한 뒤 "박근혜 전 대표를 껴안는 방법이 그런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으로는 정형근, 이한구, 이강두, 이상배, 이해봉, 김무성, 김학원, 전여옥, 원희룡, 한영 부위원장이 포진하고 있으나 실질적 권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위원장도 이를 의식 한 듯 "감투가 있다고 일을 하고 없다고 일을 안 하냐"며 "거절한다고 하면 시끄러워 질 거 같아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창희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개인적인 의견이라면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박 전 대표 쪽과 공감대가 형성 된 반응이라면 한나라당 내홍은 계속 이어지며 이명박 후보 지지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명박 하락-이회창 상승' 현상이 지속 될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박 전 대표가 이회창 전 총재를 지지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한나라당 지도부, 더 정확히 말하면 MB측에서는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충남 예산의 홍문표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와 관련한 중앙당의 대응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홍문표 의원은 9일 오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회창 전 총재 지지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정치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봐야 하는데 4-5일 더 지켜보고 뜻있는 분들하고 대화를 해 본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탈당도 불사 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홍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가 좌파정권에 또 다시 정권을 넘겨 줄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에서 극렬한 비방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며 "지지도가 낮으면 용단을 내리겠다는 살신성인의 대국민약속을 했는데도 당에서 그런 반응을 보이면 안 된다."고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나는 2,3년 전부터 연찬회를 통해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에서 역할이 있어야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잡는다고 말해왔다."며 "착잡한 심정으로 이 상황을 조금은 더 지켜보려고 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대전의 강창희 위원장은 중앙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충남 예산의 홍문표 의원은 충남선대위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충청권의 대표적인 친朴 인사로 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가볍게 보이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