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체육시설 몇 곳 제외하면 사실상 유럽 관광"

전국이 구제역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전시 교육청이 스페인으로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는 10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까지 민방위복을 입고 나서서 구제역 파동을 준국가비상사태로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이때 교육공무원들이 6박8일 동안 7천500만원이란 시민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 스페인으로 연수를 갔다"고 질타했다.

특히 계획안을 살펴보면 이번 연수는 스페인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게 일정의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 지적이다.

10일 전교조대전지부 등에 따르면 대전시 교육청 교위간부와 일선 학교장, 체육교사 등 30여명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6박 8일간 스페인으로 '2010년 학교운동부 지도 유공교사 공무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전교조는 이에 대해 "1992년 황영조의 금메달로 유명한 몬주익 언덕과 올림픽 경기장, 축구장 등 체육시설 몇 곳을 둘러보는 일정을 제외하면 이번 연수는 사실상 유럽 관광이다"며 "연수 대상자도 운동선수는 단 한명도 포함되 있지 않은 장학관, 장학사, 체육회 관계자, 체육교사 등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전교육청과 달리 충남교육청은 체육교사, 코치 등 유공교사는 국내연수를 실시하고 운동선수들은 일본, 동남아 등으로 이달 중에 전지훈련을 보낼 예정으로 명확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며 "강원교육청 등은 예산낭비 사례로 꼽아 아예 폐지, 유공교원 및 공무원의 해외연수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고생한 교사들에게 수고했다는 의미와 황영조 선수가 뛰었던 곳 등을 관람하는 등 외국 체육 시설을 둘러보는 의미에서 실시했다"며 "교육청에서 장소를 정한 것이 아니라 이번 연수의 추진위원장 등이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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