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7박 9일…전체 예산 2700만원

대전 5개 자치구가 내년에도 재정 곤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서구의회가 연초 해외 연수를 떠나기로 해 이것도 '예산 조기 집행'이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서구의회와 '한국공공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의 교육 프로그램 공문을 접수한 대전 5개 기초의회 중 서구의회만 단독으로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구우회·유봉권·김석운·최치상·김성일·김경석 의원 등 모두 6명이 다음 달 11일부터 19일까지 7박 9일간 미국 워싱턴·뉴욕으로 해외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미국 해외 연수 기간 중 참여 의원들은 지역경제, 도시계획·재정비, 문화관광, 환경·생태 등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전체 예산은 약 2700만원으로, 서구의회는 이달 16일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직접 결정했다. 예산은 올해 예산이 31일자로 폐쇄되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으로 집행된다.

이달 초 올해 해외 연수 예산을 반납한다고 했던 것에 비하면 180도 입장이 달라진 것

서구의회는 이달 7일 의장단·의원 국외공무연수비 4862만원 전액을 반납, 인건비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위기에 처해 있는 생활체육지도자의 봉급 등으로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올해 국외공무연수비 4862만원을 반납한다고 밝힌 날로부터 정확히 열흘만에 서구의회는 연초 해외연수를 결정, 반납한 예산으로 인건비가 부족하다는 생활체육지도자 봉급 등이 해결됐는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특히 회계년도가 바뀌자 마자 해외 연수를 결정해, 올해 해외 연수 반납 결정이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사가 아니었냐는 비아냥 거림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뒤차닥거리, 출장보고서 정도는 의원들이 직접 작성해야


서구의회의 미국 연수에는 서구의회 직원 2명이 동행한다. 한번이라도 해외 연수에 의원들과 동행했던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현지에서는 의원들 뒤치닥거리를 해야하고, 귀국해서는 의원들 출장보고서도 작성해 줘야한다"고 불만을 터뜨리며 "예전처럼 해외 여행을 가기 힘든 것도 아니다 보니 의원 해외 연수에 동행하는 것이 꺼려진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서구의회 관계자 역시 "동행하는 직원은 현지에서 의원들을 보좌하고, 귀국해서는 출장보고서 작성을 해야 한다"고 이 같은 행태가 만연돼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의원들의 해외 연수에는 일절 직원들의 동행을 제한하고, 해외 현지 가이드에게 의원들의 안내를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출장보고서 대리 작성 등의 폐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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