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약속 무산이유 "진동규 청장은 선거 얼마 남지 않아 바빠서.."
한글협회를 비롯해 한글 관련 34개 단체 대표자들은 20일 유성구의 외국어 동명칭 추진에 항의와 우리말로 동명을 지어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사전에 진동규 유성구청장과 면담 약속을 하고 유성구를 방문했다.
하지만 진동규 유성구청장은 중요한 행사 일정 때문 이라는 이유를 들어 한마디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면담을 무산시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글학회 대표자들은 “10분전까지 확인을 하고 방문했는데 이럴수가 있느냐”며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유성구 비서실 관계자들은 “지금 들어온다며 15분정도 소요 된다”고 해명 하고 나섰지만 진 청장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에 정경자 유성구 부구청장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밖에 일이 많아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서 이런 일 저런 일 생긴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고 한 것 아니다”라고 해명하자 한글학회 대표들은 “선거운동 하느라고 공무도 안보고 나간 것이냐”며 비난했다.
또 유성구 관계자는 “동명칭 외국어 표기와 관련해서는 의회에서 결정한 상황인데 왜 집행부에 와서 이러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이 관계자의 주장대로라면 모든 책임은 동명칭 외국어 사용을 승인한 의회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유성구는 한글학회 관련단체 대표들의 방문하기 20여분 전 부터 테크노아파트 주민(통장 및 동대표)등 20여명을 유성구청장실 옆 중회의실에 대기시키는 치밀함도 보였다.
한글학회 단체 대표들의 진동규 청장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체되자 회의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역 주민이라고 밝힌 한 주민은 “토론회가 있다고 해서 왔는데 20분 동안이나 기다리게 한다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항의해 주민을 동원한 사실이 밝혀져 이를 지켜보는 이들을 아연실색케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성구청 평생학습과 담당자는 주민들이 토론회 때문에 왔다고 주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동원한 사실이 없다 한글학회에서 방문한다는 것을 알고 주민들 스스로 알고 찾아 온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결국 한글학회는 유성구의 외국어 동명칭 추진과 관련 한글단체 의견서를 정경자 부구청장에게 전달하고 유성구의회를 방문 “마을 이름을 외국어로 지으려는 것은 우리 겨레말을 더럽히고 죽이는 짓이며 역사의 죄인이 되고 후손으로부터 원망과 비난을 들을 것”이라며 동 명칭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어야 한다고 강조 했다.
김차균(충남대 명예교수) 한글학회 이사는 “신라.백제 때 만든 지명이 아직까지 내려오는 것 처럼 지명이라는 것은 한번 정해지면 영원히 간다”고 설명하고 “지명을 외국어로 지으면 잡초처럼 파고들어 우리말과 글을 해체 시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테크노동이라는 것을 자손들한테 물려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국어 동명칭 사용을 주요골자로 하는 조례안을 해당상임위에서 통과시킨 유성구의회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숙의하는 등 뒤늦게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진당 소속의원들은 동명칭 외국어 사용은 안된다며 본회의장에서 수정 발의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본회의 통과를 막겠다는 입장에 있어 21일 열리는 유성구의회 본회의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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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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