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글 문화협회 "유성구민의 수치다" 독립운동가 후손조차 외래어사용 찬성

▲ 유성구 동명칭 외래어 사용에 대한 가부 결정을 위해 비밀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좌측부터 권영진상임위원장, 이홍기의원, 윤보현의원,임재인의원,이권재의원>투표결과 찬성3표 반대2표로 유성구는 동명칭 외래어사용이 가능해졌다.
유성구의회가 동명칭 외래어(관평테크노동) 사용을 가능케 하는 조례안을 통과 시키는 기염을 토해 유성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래어명의 주민센타(구 동사무소)가 탄생하게 됐다.

유성구의회는 14일 제164회 임시회 운영자치위원회의를 열고 구즉동에서 분동으로 신설되는 동 명칭을 관평테크노동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골자로 하는 ‘유성구 행정기구설치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유성구의회 운영자치위원회는 올해 초 163회 임시회 당시 집행부에서 ‘테크노동’이라는 명칭 사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안을 상정하자 “주민의견 설문조사에 신빙성과 형평성 객관성 등의 문제가 있고 대다수의 주민의견과 역사성 종속성 등이 종합 반영된 검토가 필요 하다”며 주민여론조사 재실시 조건을 달아 동명칭 외래어사용 불가 입장으로 조례안을 부결 시켰었다.

하지만 이날 유성구의회 운영자치위원회 권영진 위원장을 비롯한 이권재, 이홍기, 임재인, 윤보현 의원 등은 지난 163회 임시회 당시와는 상반되게 동명칭 외래어 사용을 통과시켰다.

오전부터 시작된 상임위원회의는 동명칭 외래어 사용불가 입장을 보이는 자유선진당 소속 이권재, 임재인 의원과 권영진 위원장, 이홍기의원, 윤보현의원 등 3명의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의 찬성입장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동명칭 외래어 사용불가 입장의 이권재.임재인 의원은 “수백만원씩 들여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무시하고 대표성이 의심되는 10여명 주민들의 간담회 결과를 의회에서 어떻게 인정 할 수 있느냐”며 반대 입장을 피력 했다.

하지만 지난 임시회 당시 주도적으로 동명칭 외래어사용 불가 입장을 보였던 한나라당 소속 권영진,이홍기, 윤보현 의원들은 어찌된 일인지 집행부에 대해 특별한 지적 없이 단순히 집행부 손을 들어주는 수준의 발언으로 질의를 마쳤다.

특히 독립운동가 후손이라고 알려진 이홍기 의원은 찬반토론 시간에 여론조사 결과는 무시한 체 대표성이 의심되는 10여명의 주민간담회 결과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이 존중 되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동명칭 외래어 표기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해당상임위 소속도 아닌 한나라당 소속 설장수의장과 김용태의원은 외래어사용이 결정되는 순간까지 회의장에 참석해 상정된 안건의 원안통과를 위해 같은 당 소속의원들을 독려하는 기이한 모습을 보이는 등 당리당략에 앞장서는 지방의회의 기형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 설장수 의장과 김용태의원이 회의시작부터 동명칭 외래어사용에 대한 안건 통과를 위해 같은 당 한나라당 소속 권영진,이홍기,윤보현 의원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한글학회 이대로 한말글 문화협회 대표는 <대전시티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족의 근본을 배반하고 죽이는 일이고 일본의 창씨개명을 스스로 자행하는 일과 맥을 같이하는 일” 이라고 맹비난을 했다.

이대로 대표는 “유성구와 의회의 행위는 우리말을 스스로 죽이는 일이며 민족근본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유성구의회의 이번 결정은 유성구민의 수치”라며 유성구청장과 유성구의장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유성구는 동명칭 사용계획이 알려지면서 유성구의 행정동에 영어 이름을 붙이는 것은 우리 문화와 정신을 뒤흔드는 몰지각한 행동 이라는 비난과 함께 ‘우리말 해침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유성구의회 운영자치위원회는 많은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가 이어지자 이 같은 결정을 하기에 부담을 느낀 듯 의원간담회를 열고 비밀투표로 결정하자며 긴급하게 투표소를 성치하는 등 웃지못할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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