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공사 "열심히 하려고 했던 방법이" 축소에만 급급

대전도시철도 2개 역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진 서약서

대전 도시철도공사 월평ㆍ갑천역에 종사하는 계약직 직원들을 상대로 노예 계약서 수준의 서약서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도시철도 공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유 모 씨의 글에 따르면 월평ㆍ갑천역 계약직 직원들에 대해 영업 목표를 배당됐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자진사퇴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약서 쓰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모씨는 대전도시철도공사 게시판에 서약서내용이 담긴 파일과 함께 "이것은 완전히 횡포고 노예계약서"라며 "불합리한 모순을 잡아달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이 같은 사실을 시의회나 언론에 알릴 경우에도 사직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계약직 사원을 상대로 일명 ‘노예계약’이 이뤄졌음을 보여줬다.

문제가 된 서약서에는 최근 도시철도공사가 경영혁신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2.4운동 즉 영업수익을 2배 늘리기 위해 광고수익 4배 늘리기 전용카드, 광고유치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인사권에 대해서도 대전 도시철도공사 월평 ` 갑천역 측은 철저히 인권을 무시했다.

갑천 월평역의 서약서에 따르면 고용된 계약직직원들에 대해 근무조, 근무방식, 직급 등을 임의로 변경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발 더 나가 갑천역과 월평역이 대전에서 운영중인 22개 지하철 역중 평가부분에서 1위를 해야 한다고 적시되어 있기도 했다.

여기에 감독기관인 시청이나 시의회 언론 등에 발설하지 말 것과 이같은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자진 사퇴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말이 서약서일 뿐 노예 계약서 작성을 강요한 셈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전도시철도 공사측은 서약서 작성에 대해 “재계약시 실적평가에 대한 항목이 있어 열심히 하려고 했던 방법이 공사에서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진행됐다”며 사건 축소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본인(해당 역장)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해당 역장에 대해 시정권고를 했고 서약서는 폐기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가 된 월평ㆍ갑천역 역장인 k모 역장은 “원래 의도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이렇게 됐다”면서도 “더 이상은 말하고 싶지 않다”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이 같은 사건을 대전도시철도공사는 단순히 일부역장의 실적에 대한 욕심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도시철도 공사는 그동안 자립경영을 목표로 2,4운동 전개와 성과중심의 조직개편 등 수익증대를 위한 영업.판촉활동 강화등 시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결국 이번 사건을 대전도시철도공사 측은 단순히 월평`갑천역 역장이 실적에 대한 욕심에서 일어난 일로 치부하고 있지만 공사측이 무리한 실적 목표를 정해놓고 밀어붙일 경우 2년마다 경영평가를 받아 재계약을 해야 하는 22개 역의 역장들로서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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