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동안 독거노인의 주검을 돌보는 정인 스님

사람이 부처야 - 정인 스님은 사람이 부처이며 그렇게 생각하면 미운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나는 송장을 닦는 중일뿐, 특별한 사람이 아니야”

 

우리 주변에서 버림받고 있는 독거노인들의 주검을 수년째 닦고 장사를 치러주는 스님이 있다.

 

이 스님이 일반인들이 꺼려하는 ‘염’쟁이로 변신한 것은 10여년전 일반인으로 사회생활을 했다, 그러나 자신의 가정이 운영하던 스님의 사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어쩔수 없는 생이별을 해야 했다.

 

어려서부터 불교에 관심이 많던 젊은이는 결국 불교에 귀의했고 승적에 이름을 올려, 이절 저절을 떠돌며 수행을 했다. .

 

처음에는 사랑하는 가족과의 생이별을 잊기 위한것이 결국 헐벗고 굶주린 자들을 돌보는 이 일이 천업(天業)이 되고 말았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서 금강종 원광사 주지인 화제의 정인 스님은 우연히 독거 노인들을 만나게 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시주로 얻은 쌀과 반찬들을 전달하다 결국 노인들이 돌아가고나면 누가하나 거두어 줄이가 없어 주검을 관청에서 형식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사뭇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정인 스님은 염을 배웠고, 돌아간 노인들의 극락왕생을 돕는 일에 나서기 시작하는 것이 계기가 됐다.

연가등에 다는 이름표-연가등은 일반 연등과는 달리 화려하기 보다는 무색의 연등이다. 이곳에 망자의 이름을 달고 극락왕생을 빈다.
  

염을 하면서 기억 남는 것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자 양반 염해봤어”, “나는 처음 염을 하는데 별스럽지 않게 생각을 했어 그런데 돌아가신지 너무 오래된 양반 염을 하다가 냄새가 너무 지독해 코피를 쏟았지 뭔가 첫 경험이 하도 지독해서 그 다음부터는 아무렇지도 않더라구”하며 털털 웃는다.

 

정인 스님은 무섭지 않았냐는 말에 “죽은 사람이 뭐가 무서워 산 사람이 더 무섭지”하면서도“사람은 누구나 같은 거야, 사람이 태어나면 옷 한 벌 얻어 저승에 가는데 이마저도 쓸쓸하면 않되잖아 실력없는 독경이라도 해서 극락왕생을 빌어줘야지”하고 말한다.

기도 - 극락왕생을 비는 연가등 밑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다.

또한 사람이 사람을 귀하게 여길때 비로소 극락이 이 지상에 내려오는 것이란 말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정인 스님에게도 고민 없는 것은 아니다.

 

염을 하다보면 이것저것 경비가 들어가는 일은 지금까지는 구청에서 나오는 일부 자금과 그도 모자라면 외부에 시주를 받은 것으로 충당하고 있다.

 

일단 외부에 나가면 정인 스님 특유의 법문을 설파하는데 그의 법문은 대부분 일상생활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 스님은 “고부간에 갈등에 대한 강의를 주로 한다 ”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관세음보살처럼 생각하면 고부간의 갈등은 없다”며 “그럼 며느리도 관세음보살의 스승인 아미타여래처럼 시어머니를 받들 것”이라며 “이 사람아! 보살과 보살이 싸울 일이 없잖아”하며 너털웃음을 웃는다.

 

그가 운영하는 원광사는 아파트 앞에 허름한 건물에 마련된 사찰이다. 항상 시주를 다니느라 많은 신도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정인 스님의 법언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그것이 정인 스님의 보람이라고도 한다.

 

정인 스님은 바램을 묻는 질문에 “요즘 일부 대학에서 염을 정식으로 가르치고 있다”며 “그런 학생들이 실습을 나오면 염을 하면서 주검을 꼭 끌어안는 모습을 봤다 물론 배운것을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참 보기 좋았다”고 말하고“이런 마음으로 사람을 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관공서나 기업들이 독거 노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좀더 풍족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했으면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나는 ‘염’쟁이다, 백 마디 법문보다 마지막 가시는 양반에게 극락을 비는 종소리가 목탁소리 만큼이나 좋지, 나에게는 그게 득도야”라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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