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티저널 안희대 기자 ]쓰레기장에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적 규정이 명확하지 않음에도, 전국 지자체가 법에 근거도 없는 조례를 제정해 과태료를 부과‧징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장철민(대전 동구, 더불어민주당/환경노동위원회) 의원이 국정감사를 위해 환경부 및 전국 지자체에서 제출받은 ‘생활폐기물 투기 단속 현황’에 따르면, 금액은 연간 최대 70억 원에 이른다.

생활폐기물 투기에 따른 과태료는 폐기물관리법 제8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법제처는 2016년 ‘법으로 정해진 장소에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리는 행위’는 폐기물관리법 제8조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린 바 있다.
 
대부분 국민은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으면 과태료 대상’이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하지만, 이에 대한 법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그 후 4년 동안 지자체의 위법한 행정행위를 방임했다.

환경부는 2017년 동법 제15조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으나 국회에서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고, 제21대 국회에서는 아직 정부안조차 발의하지 않았다.

그동안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들은 위법한 조례에 의거해 수백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징수해왔다. 장철민 의원은 이런 점을 지적하며 이를 단속할 수 있는 규정을 추가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지난 7월에 대표발의한 바 있다.

장 의원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만 이렇게 징수된 과태료는 70억 원을 넘는 수준이며 2014년 이후 5년 동안 징수된 금액은 260억 원에 이른다.

2018년 과태료 평균 징수율이 66.4%임을 감안한다면 부과된 과태료 액수는 2018년 한 해에만 105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헌법과 지방자치법에는 국민에게 불리한 조례는 반드시 상위법에 근거하도록 되어있다.

생활폐기물 불법투기로 적발된 건수는 2018년 175,883건이며 과태료는 120억 원이다. 그 중 ‘비규격봉투에 의한 투기’는 77,136건으로 과태료 총액은 70억 원으로 생활폐기물 투기 관련 과태료 총액 중 64.7%에 이른다.

장철민 의원은 “종량제봉투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지만,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정행위는 반드시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법치주의의 대원칙에 비추어, 공익을 위한 규제라도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환경부와 국회가 빨리 입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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