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15년만에 9급→5급 인사 형평성 등 문제 지적…같은 직렬 1999년 시작 아직도 6급 상당 수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9급 공채 공무원이 공직 시작 15년만에 5급으로 승진한 사례가 대전 한 자치구에서 나오면서 유례를 찾기 힘든 '레전드'급 승진이라는 뒷말을 낳고 있다.

그의 초 고속 승진을 두고 공무원 사회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와 상식적이지 않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2005년 공직을 시작한 유성구의 A 씨는 이달 9일 인사에서 5급 승진 예정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공무원 사회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일반 행정직이 아닌 소수 직렬으로 9급에서 시작해 이른 바 '당상'으로 불리며 선망의 대상인 5급 승진까지 15년이 걸렸다는 것에 인사 형평성과 조직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일반 행정직의 경우 9급에서 5급까지 20년에서 22년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정년을 보장 받는 공무원에게 5년이라는 시간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5급에서 4급까지 승진 소요 년수가 4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누군가는 이 기간이 모자라 4급 승진을 못하고 퇴직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A 씨와 같은 직렬의 다른 공무원과 비교해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5급 승진이 빠르다.

그와 같은 직렬으로 1999년 공직을 시작한 대전시 본청 공무원 상당 수가 21년이 지났어도 6급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1999년 이전 이들이 별정직으로 근무한 이력을 모두 더하면 20년 이상을 근무했어도 6급인데 15년만에 5급 승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절로 나온다.

시 본청의 한 서기관은 "소수 직렬의 경우 승진 서열이 정해져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치구에서 이렇게 상식 밖의 인사를 한다면, 해당 직렬 공무원의 사기 저하를 어떻게 막으라는 말이냐?"고 인사를 단행한 자치구와 해당 공무원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처럼 문제로 지적 받는 공직 사회의 초 고속 승진에 법적 문제는 없다.

2012년 행정안전부는 지방 공무원 임용령을 개정해 9급에서 3급까지 기존 22년에서 16년으로, 9급에서 5급까지는 기존 12년에서 8년으로 단축하도록 했다. 전제 조건은 능력있고, 우수한 공무원이다.

A 씨의 초 고속 승진 배경에 이런 전제 조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다. 단 그가 허태정 시장이 구청장일 때부터 현 정용래 청장까지 가까운 거리에서 근무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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