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 브리핑 진행 방식 달라져…불통 비판 이전 정권과 다를 바 없다 지적

▲ 18일 대전시는 정례 시정 브리핑의 진행 방식을 변경했다. 시장의 말은 줄이고, 실국장이 답변하도록 하는 것이 그 골자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대전시가 허태정 대전시장이 매달 진행하는 정례 브리핑의 진행 방식을 바꿨다. 개선 보다는 개악에 가깝다는 조직 내부의 평가까지 받는다.

18일 김기환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 앞서 "이번 정례 브리핑부터 진행 방식이 달라졌다. 시장이 주제를 브리핑하고, 질의 답변한다"면서 "시정 전반 또는 시장 관련은 시장이 답변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실국장이 답변할 것이다. 사안에 따라 시장이 실국장을 지목해서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정례 브리핑의 진행 방식 변경은 시정 전반을 책임지는 시장이 정례 브리핑 예상 질문의 세부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황에서 브리핑에 나온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곧 시장의 태만이거나, 안일함에 있다는 비판과 함께 시장이 자신의 할 말만 하고 들어 가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뉴스 생산력이 역대 시장 가운데 최악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허 시장이 사안에 따라 실국장을 지목해 답변하도록 하는 것은 취임 직후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그의 무책임과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허 시장의 답변을 실국장이 하려면 실국 브리핑으로 대체하고, 대변인이 이를 전달하는 형식이 타당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정례 브리핑의 꽃은 기자의 질문과 시장의 답변인데 시장이 답변을 안 하겠다면 브리핑에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이다.

촛불 혁명을 정권의 기반으로 삼은 허 시장의 이런 행태는 그 이전부터 불통과 소통 부족으로 강하게 비판해 온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비교해 하나 나을 것도 없어 보인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2016년 10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최순실 국정 개입에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기자 회견에서 기자와의 질의 응답은 전무했고, 자신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낭독한 뒤 기자 회견장에서 나가 버려 강한 비판을 받았다.

또 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기춘 전 비서 실장은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소송왕으로도 비난 받기도 했다.

허 시장이 최근 잘 못된 보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 표현도 이런 과거 사례와 맞물리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언론과의 불통은 곧 시민과의 불통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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